3장. 내 직업에 맞는 조합 만들기
3장. 내 직업에 맞는 조합 만들기
방패는 상황에 맞아야 한다. 법률가가 쓰는 조합과 창작자가 쓰는 조합, 교사가 쓰는 조합과 개발자가 쓰는 조합이 같을 수는 없다. 2부에서 제시한 모드와 모듈은 조립식이다. 3부에서 해야 할 일은 그것을 직업별, 역할별로 다시 배치하는 것이다.
핵심은 단순하다. 내 일에서 가장 비싼 실수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면 조합은 절반 이상 정해진다.
기본적으로 법적/공식 모드 + A(정보 검증) + 코어 3를 우선 장착해야 한다.
S-03의 변호사가 이 조합을 쓰고 있었다면, 가짜 판례 6건이 법정에 들어가기 전에 “이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라는 경고가 먼저 떴을 것이다. S-18의 에어캐나다 챗봇에 이 조합이 기본값으로 깔려 있었다면, 존재하지 않는 환불 규정을 단정적으로 안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고위험 모드 + 코어 1 + 긴급 브레이크를 중심에 둬야 한다.
S-37에서 수술 중 AI가 제시한 좌표를 의사가 의심 없이 따른 순간, 환자의 두개저가 천공됐다. 이 조합은 불확실한 답변이 단정으로 바뀌는 것을 막고, 확신이 낮은 상태에서 행동 권고가 나가는 것을 늦춘다.
교육 모드 + A(정보 검증) + 코어 3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S-53에서 공직자들이 AI가 만든 가짜 참고문헌을 그대로 제출한 이유는, 기계의 출력을 검증하는 절차가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이 조합은 생각하는 힘을 기계에 넘기지 않게 하고, 출처와 참고문헌 검증을 기본값으로 만든다.
업무/실무 모드 + F(의사결정 보조) + 긴급 브레이크가 유용하다.
S-34에서 해당 기업 직원들이 소스코드를 ChatGPT에 붙여넣은 건, 프롬프트 창이 외부 서버로 연결된 확성기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조합은 빠른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승인·기밀 리스크를 다시 인간 쪽으로 돌려놓는다.
창작 모드 + 코어 1 + 필요 시 A 모듈을 선택적으로 결합하면 된다.
표현의 자유는 유지하되, 사실과 상상을 섞지 말아야 하는 순간에는 즉시 다른 모드로 전환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창작 모드에서 나온 결과물이 외부에 사실로 제출되지 않는 작업인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이 모드의 전제 조건이다.
이 장의 목적은 모든 직업별 정답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조합 원리를 스스로 익히게 하는 것이다. 모드 하나, 모듈 하나, 코어 문장 하나를 왜 붙이는지 이해하면, 이후에는 새로운 상황이 와도 스스로 조립할 수 있다. 그것이 진짜 개인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