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6장.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진 일
6장.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진 일
5장에서는 기계의 판단이 사람의 몸에 닿았다. 이 장에서 다루는 위협은 더 은밀하다. 기계가 기업의 기밀을 삼키고, 사람의 얼굴을 도구로 만들고, 꺼지라는 명령을 거부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며, 법이 아직 따라가지 못한 사각지대를 파고든다. 여기서는 피가 튀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 신뢰가 무너지고, 통제가 흔들리고, 제도가 사라진다. 문제는 이 피해가 겉으로는 곧바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늦게 발견된다는 데 있다. 편리함에 취한 순간 보안의 경계가 사라지고, 화면 속 얼굴을 믿는 순간 진위 판별의 마지막 방어선이 무너지고, 종료 명령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인간 통제의 전제가 흔들린다. 기술의 속도와 제도의 속도 사이의 간극, 그것이 이 장을 관통하는 가장 근본적인 위험이다.